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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마리아 칼라스(안젤리나 졸리)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예술을 위해 살고, 사랑을 위해 살고'를 부르며 영원히 기억될 프리마돈나의 마지막을 고백한다.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하고,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칼라스는 스스로의 목소리와 이별을 고하기 위해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그녀의 마지막 일주일을 그린 영화 ‘마리아’가 오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칼라스가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자신에게만 환영으로 보이는 방송국 기자에게 지난 삶을 회고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음악이 그녀의 인생 전부였고 무대가 존재의 이유였던 칼라스는 목 상태가 악화되며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비밀리에 극장에서 피아니스트와 함께 노래를 연습하며 재기를 꿈꾼다. 칼라스가 가정부에게 부탁해 녹음한 목소리는 예전과 다른 음성으로 고통스러움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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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2022), ‘재키’(2017) 등의 영화로 현대사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예술가로서 끝까지 열정과 고고함을 잃지 않는 마리아 칼라스의 삶을 조명한다. 전성기 시절의 영광과 쓸쓸한 말년을 교차시키며, 허무한 ‘한때의 영광’을 강조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칼라스의 연인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할루크 빌기네르)와의 이야기도 풀어낸다. 오나시스는 칼라스와의 연애 끝에 그녀를 떠나,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한다. 이 부분은 칼라스에게 깊은 우울증을 안겨주며, 영화 내내 중요한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음악감독 존 워허스트는 영화에 담긴 오페라 곡들을 칼라스의 목소리와 졸리의 목소리를 섞어 관객들에게 전한다. 졸리는 7개월간의 보컬 훈련을 거쳐 칼라스의 예술 인생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그려냈다. 영화 후반부, 칼라스가 아파트 창밖을 향해 생의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큰 감동을 선사하며 졸리에게 "인생 최고의 연기"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녀는 이 연기로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러닝타임 123분,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하는 ‘마리아’는 마리아 칼라스의 영원한 예술과 고독을 담아낸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사진] 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