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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버튼-라렌 트레이드, 빅딜은 어떻게 이뤄졌나

2025.01.10 14:01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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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KBL에서 빅딜이 터졌다. 국내선수도 아닌 1옵션 외국선수 간의 1대1 트레이드다.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부산 KCC 이지스는 10일 케디 라렌과 디온테 버튼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두 선수 모두 KBL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던 경력자 1옵션이다.

라렌은 LG, KT를 거친 후 3년 만에 KBL로 복귀, 정관장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버튼은 7년 만에 KBL 복귀를 선택, KCC 소속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라렌과 버튼은 컴백 시즌을 정규리그의 절반인 27경기만 치른 채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둘 모두 예상 밖의 부진에 시달렸던 탓이다.

케디 라렌과 디온테 버튼의 트레이드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그 비하인드를 간략하게 확인해보자.

속전속결

현장에서는 정관장과 KCC의 트레이드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말 그대로 트레이드 논의 첫 시작부터 최종 합의까지 무척 발빠르게 이뤄졌다는 얘기다.

두 팀의 트레이드 논의는 양 팀 감독의 의견 교환에서 시작됐다. 이번 주중 정관장 김상식 감독과 KCC 전창진 감독이 트레이드 의사를 타진, 빅딜이 순식간에 급물살을 탔다.

9일 오후 양 팀 관계자가 직접 만나 트레이드에 사실상 합의했고, 정관장과 KCC의 정규리그 경기 수가 27경기로 동일해진 10일 오전, 트레이드는 공식화됐다.

시즌 중에 외국선수, 그것도 1옵션 외국선수를 맞바꾸는 과감한 트레이드가 불과 2-3일 만에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양 팀 모두에게 이 트레이드가 그만큼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케디 라렌과 디온테 버튼으로 인해 두 팀 모두 고민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잃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트레이드가 발빠르게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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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넥스트 무브?

현장에서는 두 팀의 이번 딜이 무척 과감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렌과 버튼 모두 이전 소속 팀에서 소극적이고 의욕이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였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고민거리였던 선수 둘이 유니폼을 바꿔입는 셈인데,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그만큼 서로 해볼 만한 트레이드라는 평가다.

일단 샐러리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트레이드다.

올 시즌 케디 라렌과 디온테 버튼의 연봉은 큰 차이가 없다. 케디 라렌이 50만 달러, 디온테 버튼이 48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KBL 규정상 외국선수 트레이드는 트레이드 이후 외국선수 총 연봉이 80만 달러만 넘지 않으면 가능하다.

정관장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외국선수들의 총 연봉이 오히려 소폭 감소할 예정이다. KCC의 경우 시즌 초반 2옵션 외국선수를 리온 윌리엄스로 바꾸면서 외국선수 샐러리캡에 여유가 이미 생긴 상태였다. 때문에 라렌-버튼 맞트레이드는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두 팀은 외국선수 교체권을 아직 1장씩 그대로 가지고 있다. 즉 향후에도 외국선수진에 과감한 변화를 도모할 방법이 남아 있다. 라렌과 버튼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외국선수 시장이 활기를 띌 향후에 교체를 택하면 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렌과 버튼 모두 새로운 팀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두 팀 모두 교체를 택할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더 커졌다"고 귀띔했다.

윈-윈이 될 수 있을까

정관장과 KCC가 향후에 어떤 넥스트 무브를 가져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라렌과 버튼이 충실하게만 플레이한다면 양 팀이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트레이드인 것은 분명하다.

KCC의 경우 버튼을 데리고 있으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리바운드였다.

실제로 올 시즌 KCC는 리바운드 부문에서 전체 최하위(30.9개)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버튼의 낮은 높이로 인해 이승현의 외국선수 수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던 상태였다.

라렌은 몸싸움에 약점이 있으나, 큰 신장과 긴 윙스팬을 활용해 잡아내는 리바운드는 여전히 좋은 선수다.

라렌은 올 시즌 수비 리바운드에서 전체 5위(7.6개), 공격 리바운드에서는 전체 4위(2.9개)에 올라 있다.

리바운드 강화, 이승현의 수비 부담 감소만으로도 라렌 영입은 KCC에 충분히 이득이다.

정관장 역시 이득을 기대할 만한 트레이드인 것은 마찬가지다.

정관장은 유난히 낙담이 잦고 이로 인해 수비에서까지 적극성이 사라지는 라렌의 성격 때문에 고심해왔다.

최근 허리디스크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팀에 급히 복귀한 김상식 감독은 라렌과 개인 면담을 진행, "공격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줄 테니 고개 숙이지 말고 공격이든 수비든 적극적으로만 해달라"는 주문까지 했으나 라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변준형까지 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다 보니 정관장의 경기력은 공수 양면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연패는 더 길어졌고 현재 정관장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버튼은 공격에서만큼은 이미 기량이 확실한 선수다. 확실한 해결사가 부족해 3라운드 내내 저득점 현상에 시달린 정관장에게 버튼은 새로운 칼이 되어줄 수 있다.

에이스 변준형의 복귀 시점이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상되기에, 버튼의 득점 창출 능력은 정관장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요소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물론 라렌의 이탈로 이종현, 정효근, 김경원, 한승희 같은 장신 자원들의 수비 부담은 다소 커질 것이다. 하지만 라렌과 함께한 전반기에 이미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던 정관장이다. 잃을 것은 없어 보인다.

관건은 케디 라렌과 디온테 버튼이 새 소속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될 것이다.

정관장의 경우 이번 트레이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버튼 측에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달라고 강한 메시지를 이미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의욕이 사라지는 모습이 잦았던 라렌의 경우 디펜딩 챔피언 KCC에서는 플레이가 달라질 가능성히 있다.

정관장과 KCC의 1옵션 외국선수 맞트레이드가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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