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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첫날밤’ 제작진, 세계문화유산 훼손 논란…KBS 사과에도 여전한 공분

2025.01.03 15:07이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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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병산서원에서 촬영 중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병산서원의 만대루에 못을 박았고, 이로 인해 문화재가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시는 2일 현장 조사를 통해 만대루 기둥에 깊이 박힌 못자국 5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병산서원은 조선 중기의 유교 건축물로, 서애 류성룡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중요한 문화재로, 한국의 9대 서원 중 하나이자 사적 제26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서원은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 사건은 한 건축가의 폭로로 드러났다. 건축가 A씨는 촬영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항의하였으나 스태프들은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반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사실을 안동시청에 알렸고, 그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건이 확산되었다.

안동시는 제작진이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자국 5개를 남겼다고 확인했다. 못자국은 개당 두께 2~3mm, 깊이는 약 1cm로 측정되었으며, 1개 초롱은 원래 기둥에 있던 틈을 이용해 매달았다고 전해졌다.

KBS는 "이번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작진은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던 중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 훼손에 대한 항의를 받았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KBS는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복구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BS는 "복구를 위한 절차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KBS의 사과에도 시청자들은 여전히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과 뒤늦은 사과가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병산서원은 깊게 팬 못자국으로 복구가 어려운 상태로, 제작진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 사건은 또한 경북경찰청에 고발이 접수되었으며, 문화유산 보존법에 따라 드라마 제작진의 문화재 훼손 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고발 내용을 확인하고 안동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할 예정이다.

[사진] 민서홍 건축가 개인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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