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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의 아빠, 두 자매의 성폭행범인 어느 학원장

2022.11.26 07:00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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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매를 홀로 키우던 엄마는 딸들이 사춘기를 앓는 줄만 알았다. 눈도 잘 안 마주치고, 짜증내고, 혼자 우는 딸이. 단지 '중2 병'이라고만 생각했다.

엄마는 큰딸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2010년 3월, 학원을 알아봤다. 막 이혼한터라 여유가 없었지만 딸은 학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마침 A씨 부부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돈 걱정은 하지 마라"며 부담을 덜어줬다. 학원장 부부도 비슷한 또래의 딸 둘을 키우고 있어 육아와 교육에 관해 상의도 하며 점점 의지하게 됐다.

하지만 학생들을 대하는 학원장 A씨의 태도는 달랐다. A씨는 드럼 스틱 굵기의 나무로 된 회초리를 들고 다녔다.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엉덩이나 허벅지, 발바닥을 때리는 무서운 선생님이었다. 

칠판 앞에는 A씨의 책상이 놓여 있었다. 질문하는 학생을 불러 옆에 앉혀 놓고 설명을 듣게 했다. A씨가 감추고 있던 검은 속마음이 드러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A씨는 B양이 학원을 다닌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본모습을 드러냈다. 질문한 B양을 자신의 책상으로 불러 설명하다 B양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A씨의 흉악한 손길은 매일, 더 멀리 뻗어갔다. B양이 중학생이 되자 성폭행을 일삼았다.

B양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돼 더 이상 학원을 다니지 않게 되자 A씨는 만10세의 B양 동생에게 마수를 뻗었다. A씨는 또다시 추행을 반복하다 성폭행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싫은 내색을 보이거나 거부하면 말을 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태도로 나이 어린 피해자들을 조종했다. A씨는 자매와, 그 엄마를 11년 동안 유린했다. 

자매는 피해를 견디고, 말하지 않음으로서 엄마를 보호했다. 암 치료와 생계 유지를 동시에 해내야 했던 엄마를 지키기 위해서.

자매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A씨를 법정에 세웠다. 엄마는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법정에 나와 A씨를 마주했다. 딸이 당한 피해 사실을 반복해 들어야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A씨는 지난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기소된 4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들과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죄책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상당 기간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엄마는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짧은 글을 통해 "아이들과 저 자신의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며 삶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들에게, 또 혼자 가슴 속에 아픔을 숨겨 놓고 있을 많은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너희는 잘못이 없어. 평생 가슴에 담지 말고, 누구에게라도 말을 해줘"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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