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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제자와 성관계한 태권도 사범이 무릎 꿇고 한 말

2022.10.22 07:00박재수 기자

30대 태권도 사범 남성이 가르치던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제자를 사랑한다고 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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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14)을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B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방송에 출연한 A양 어머니에 따르면, A양은 올해 초 태권도장에 등록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지다가 급기야 지난 여름에는 가출도 했다.

9년 전 이혼 후 A양과 단둘이 살아온 어머니는 딸과 연락이 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태권도장 사범 B씨에게 전화해 도움을 청했다.

당시 B씨는 "그냥 경찰에 신고하시고, 문제가 있으면 따로 얘기하셔야지. 이러시면 곤란하다"고 했다.

이에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에게 상담을 부탁했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딸 A양이 태권도 사범 B씨와 몇 번 성관계했다는 것.

충격에 휩싸인 어머니는 직접 B씨를 찾아가 자신의 딸과 성관계를 한 게 사실인지 따져 물었다. 그제야 B씨는 무릎을 꿇은 채 "A양도 저를 잊지 못하고, 저도 A양을 잊지 못해서 미치겠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 어떤 누구보다도 A양을 포기할 수가 없다"고 사정했다.

어머니는 B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B씨는 입건된 뒤에도 계속 A양에게 연락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이 당장 감옥에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내 딸 겨우 열네 살밖에 안 됐다"고 분노했다.

A양은 B씨와의 관계가 처음에는 강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A양은 "'태권도 끝나고 맛있는 거 사줄까?'해서 사범님이랑 단둘이 남았는데 탈의실로 끌고 가서 강제로 만졌다"며 "사범님이 바지 벗을 때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성관계할 뻔했는데 안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성폭행을 시도한 뒤 A양에게 "좋아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양의 거절에도 일방적인 고백은 계속됐다. 불편함을 느끼던 A양은 "점점 갈수록 편해졌다. 계속 생각나고 나중에는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B씨는 도장에 다니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아한다", "따로 만나자"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둘이서만 있을 때 그런다", "거절 못 할 것 같은 애들만 골라서 그런 것 같다"고 증언했다.

B씨는 여전히 A양의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태권도장에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취재진이 B씨를 찾아가자,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 행세했다.

B씨는 "아마 그때 사범님이 극단적 선택을 몇 번 시도해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잠깐 맡아달라고 했다. 그 사범님은 이제 아예 안 나온다"며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어 "요즘 고등학생 엄마, 아빠도 있지 않냐. 20살 넘게 차이 나는 사람도 결혼한다"며 "둘이 정말 사랑했다고 하는데 이해는 안 되지만 한편으로 극단 선택까지 시도할 정도였으면 마음이 어떻겠나 싶기도 하다. 둘이 뭐 재판 끝나고 결혼한다는 얘기도 하는데 미쳤구나 싶다가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왜 거짓말 하냐. B씨가 맞지 않냐"고 추궁하자, 부인하던 B씨는 "차에 가서 얘기하자"며 도장을 나섰다.

B씨는 "어른으로서 그러면 안 되고 제가 다 책임지고 처벌받을 것"이라며 "A양만 피해 안 가도록 해 달라. 상처 안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B씨는 본격적인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A양에게 "너만 알고 있어. 나 성범죄자가 된대. 너만 있으면 되니까 난 괜찮아. 나 잘못한 거 없고 내가 사랑한 건 그대로다. 법적 문제가 안 되는 나이가 만 16세래. 그때까지 너 무조건 기다릴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나 매장당할 것 같아. 이미 방송사에 다 퍼졌어. 너 말 믿고 견딜게.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게", "만난 적 절대 없다고 해", "휴대전화 절대 뺏기지 말고 비번 자주 바꾸고 대화내용 지워" 등 A양에게 그간의 증거를 지우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증언해달라고 했다.

한편 A양은 여전히 B씨의 말을 믿고, 그를 사랑한다고 했다. A양은 "나중에 어른 돼서 결혼하자고 책임진다고 그랬다. 빨리 어른 돼서 사범님이랑 만나고 싶다"며 B씨가 처벌받게 돼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경 서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의 패턴이다. 여러 타깃에 덫을 뿌렸다가 걸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더 그루밍 전략을 많이 쓰는 것"이라며 "돌봄을 주고 친밀감을 형성해서 그것을 대가로 성적인 요구에 순응하게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는 자기가 사실 덫에 걸린 거라는 걸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

이선경 변호사는 "너무나 명백한 미성년자 의제 강간 사건"이라며 "자기 자신을 연애니 사랑이니 포장하겠지만, 헛소리고 그냥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의제 강간에서 중요하게 보는 건 어쨌든 아이가 몇 살인지 알고 있었느냐다. 그것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의제 강간의 고의는 인정된다"며 "태권도 사범으로 아이가 몇 살인지, 몇 학년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자의 고의는 명백한 것"이라고 했다.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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