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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드러누운 한혜진 보니 착잡"…청와대서 잡지 촬영 논란

2022.09.03 07:00조상덕 기자

영빈관드러누운한혜진보니착잡…청와대서잡지촬영논란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가 패션잡지 '보그코리아'와 협업해 화보 촬영지로 변신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보그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를 공개했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화보에는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이 배경으로 담겼다. 촬영에는 모델 한혜진을 비롯해 김원경, 김성희, 오송화, 이애리 등이 참여했다.

이번 화보에서 모델들은 도포, 저고리, 버선, 노리개 등 한복 요소를 매치하거나 한복을 빗댄 드레스를 입고 청와대 곳곳을 누볐다.

한혜진은 본관 2층 영빈관에서 분홍색 꽃 여러 송이가 달린 드레스를 입고 의자에 누워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또 접견실에서 만개한 꽃봉오리처럼 제작된 검은색 드레스에 갓을 연상시키는 모자를 착용하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김원경은 꽃 자수가 새겨진 남색 드레스를 입고 한쪽 다리를 드러낸 채 청와대 본관에 있는 '금수강산도'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드레스에 도포를 걸치고 노리개, 갖신 등을 매치한 모델 5명은 화려한 샹들리에가 드리운 영빈관 2층의 연회장에서 단체 촬영도 진행했다.

이번 화보는 문화재청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운동)'의 하나로 보그와 협업한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보그와의 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번 화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신선하고 보기 좋다", "청와대가 진짜 멋있긴 하다", "한복풍 옷이랑 정말 잘 어울린다", "이집트 피라미드나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에서도 화보 찍는다", "국격까지 운운할 일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누리꾼들은 "청와대가 무슨 세트장이냐. 이러다가 청와대에서 드라마도 찍겠다", "착잡하다", "국격 떨어졌다. 이런 취급 받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속상하다", "개방했더라도 이건 정도를 넘었다. 역사를 간직한 공간인데 이렇게 희화화해도 되냐" 등 눈살을 찌푸렸다.

특히 한 누리꾼은 "사적인 공간이 아니고 역사적 건물이면 그것에 맞게 사용하자"며 "나라의 중심이었던 곳을 단순 볼거리나 흥밋거리로 만드는 걸 보니 창경궁을 구경거리로 만든 일제의 만행이 생각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는 1948년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시작으로 역대 대통령 12명이 머물렀던 장소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며 지난 5월 10일 국민에 개방됐다. 지난 16일까지 약 155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보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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