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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간 통화해 내연녀 극단적 선택하게 한 경찰 간부

2022.06.19 07:00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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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 관계인 40대 여성을 협박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았다가 혐의를 극구 부인했던 인천 현직 경찰 간부가 끝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 검사 신준호)는 협박, 자살교사 혐의로 인천 모 지구대 팀장 A경위(46)를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경위는 지난해 11월2일 새벽 내연관계인 B씨(46·여)에게 3시간 동안 통화를 하면서 협박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당시 B씨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통화를 하면서 B씨의 아들의 약점 등을 빌미 삼아 "내 경찰 인맥을 총 동원해 네 아들을 형사처벌 받게 해 장래를 망치겠다", "네 직장은 세무조사 받게 해 길거리에 나 앉게 하겠다"는 등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계속해 통화를 하면서 "네 아들은 살려줄테니, 스스로 목을 매달아라"는 등의 극단적 선택을 종용해 B씨가 스스로 삶을 포기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당일 오전 8시30분 자신이 거주하는 가정동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로 A경위에 의해 발견됐다.

A경위는 당직 근무를 마치고 B씨가 거주하는 빌라에 갔다가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를 수사하던 중, A경위와 B씨가 내연 관계인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경위는 B씨가 숨진 당일 새벽 이별을 통보한 B씨와 전화상으로 다투던 중, 화가 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경위가 B씨에게 한 발언 탓에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판단해 자살교사죄를 추가한 뒤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의자의 주거, 직업,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해 볼 때 현 단계에서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유족, 지인 등 참고인 조사 및 A경위에 대한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직접 보완수사를 벌였다.

특히 범죄심리전문가에 감정 등을 통해 A경위와 B씨의 관계, 심리상태, 극단적 선택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해 A씨가 B씨와 B씨 아들의 신변과 장래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유발하고, 심리적 압박으로 궁지에 몰아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 사실을 규명했다.

또 이혼 후 아들을 홀로 키우는 B씨에 대해 사회적 지위, 인맥, 직무 경험 등을 과시하며 새벽 장시간에 걸친 전화로 극단적 선택을 계속 종용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해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해 올 5월20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여 A경위를 구속했다.

검찰은 유족에 대한 심리치료 비용 등 지원 대책을 의뢰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되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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