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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청소년이 10세 차이가 나는 태권도 사범에게 강간 미수를 당했다며 교육기관 강사 선발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인 저는 29세 태권도 사범에게 강간당할 뻔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청원인 A양(19)은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장에 다니면서 사범 B씨(29)를 만났다. B씨는 1년 동안 이 태권도장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곳에 갔고, 지난해 다시 돌아왔다.
B씨와 우연히 연락이 닿은 A양은 대화를 나누다 "중학생 때 좋아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B씨는 "너 레벨 20되면 나랑 자자", "시집와라", "네가 중학교 1학년 시절 덮쳤으면 가만히 있었을 텐데" 등의 발언을 했다.
또 B씨는 A양의 동의 없이 연인이 되자면서 전화로 음담패설을 쏟았다. 그는 "난 소리에 민감하다. 신음을 내달라" "여보 우리 사고 칠래? 나 돈 많다"라고 하며 수시로 성관계할 것을 제안했다고.
급기야 B씨는 새벽에 지하주차장에서 A양을 상대로 강간을 시도했다. A양은 "'내가 이 시간에 너를 보러 여기까지 오지 않았냐'며 옷을 벗으라고 강요했다. 제가 더 완강히 거부하지 않았더라면 강간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에 돌아온 A양은 늦게 들어와 걱정하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샤워를 했다. A양은 "제 몸이 더럽혀졌다는 기분에 숨죽여 흐느꼈다"고 털어놨다. 이후 A양은 고민 끝에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B씨에게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관계이니 그만 연락하자"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아울러 A양은 B씨가 여자친구를 사귀자, 그 여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돌아온 여자친구의 대답은 "둘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A양은 "마치 제가 둘 사이를 방해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봤다. 미성년자 강간미수를 가볍게 생각하는 태도에 더 큰 상처를 받았고, 피해 사실을 밝힘으로써 제가 받을 2차 가해가 두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밤에 잠도 잘 자지 못했다. 우연히 그 사람 사진이나 이름을 보면 식은땀이 나면서 토할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며 "'태권도' 이 세 글자만 접해도 그 일이 저절로 떠올라 어지럽고 몸이 떨리고 심장이 뛰었다. 몹시 불안했다"고 말했다.
A양은 "B씨는 고등학생 시절에도 학생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게 행동했다. 집단 폭행도 하고 돈을 뺏기도 했다"며 "새벽에 소주 4~5병을 마신 후 다음 날 술이 덜 깬 상태로 어린아이들이 타는 태권도 차량을 운전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B씨에게 여지를 줬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거다. 하지만 제가 여지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자에게 이같이 행동하는 건 법적, 사회적 통념상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건강하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춘 성인이라면 이 행동이 비정상이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강간미수가 일어난 날 입었던 속옷을 세탁해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제가 신고했을 때도 경찰이 '연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가볍게 치부하고 덮어 버리는 상황도 두려웠다. B씨가 우리 집 위치도 알고 있어 보복도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양은 "추후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일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용기 내서 글을 올렸다"며 "교육기관 강사에 의한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고용 이전에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 법안을 제정해달라. 고용주들도 신체 접촉이 많은 업종의 직원 채용 시 한 번 더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