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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은 화장실, 여학생이 교실서 탈의" 딸 부모 주장에 '시끌'

2022.02.01 07:00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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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별도의 탈의시설이 없어 딸이 화장실과 계단 밑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며 이를 항의하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 담임교사한테 항의해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0대 딸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A씨에 따르면, 그의 딸은 지난 21일 교복 상의를 비닐봉지에 담은 채 귀가했다. 의아함을 느낀 A씨가 딸에게 "왜 이렇게 교복을 가져왔냐"고 묻자, 딸은 "화장실에서 교복을 갈아입다가 변기에 빠뜨렸다"고 답했다.

이어 딸은 "원래 여학생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며 "근데 남학생들이 왜 본인들만 매번 불편하게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야 하냐고 따져서 격주로 갈아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가 "좁은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다 갈아입는 게 가능하냐"고 하자, 딸은 "시간 없어서 계단 밑 공간에 스크린 커튼을 치고 갈아입기도 한다. 탈의실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으나, 탈의실로 쓸 공간이 딱히 없다더라"고 말했다.

A씨는 "저도 딸, 아들 둘 다 키우고 있고 요즘 10대들이 남녀평등에 민감한 것은 알고 있다"며 "초등학생 아들만 봐도 '왜 남자만 군대에 가야 하냐. 억울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 집안일 시키고, 딸에게 무거운 것 들게 하면서 성별로 차별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정식으로 항의할까 한다"면서 "아무래도 남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것과 여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별도의 탈의실 공간을 만들 수 없다면 예전부터 그래 왔듯 여학생이 교실에서 문을 잠가놓고 갈아입고, 남학생들이 화장실 또는 계단 밑에서 갈아입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이건 남녀 차별 이전에 사회적 분위기와 신체적 차이에 따른 배려문제 아니냐"며 "더우면 웃통 벗고 돌아다니는 남학생과 속옷이 보일까 봐 더워도 그 위에 러닝을 덧입는 여학생을 같이 놓고 보는 게 맞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여학생들이 옷 갈아입는 시간도 훨씬 더 소요되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전체가 갈아입기도 힘들다고 한다. 화장실이 깨끗하지도 않다. 담임교사에게 정식으로 항의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적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으면 딸은 안 되고, 다른 집 아들들은 괜찮다는 거냐", "공평하게 번갈아가며 쓴다는데 놔둬라", "변기 뚜껑 닫고 갈아입어라", "항의할 거면 담임 말고 학교에 해라. 일개 담임이 무슨 힘이 있어서 그걸 처리해 주냐", "남학생도 수치라는 걸 느낀다" 등 A씨를 지적했다.

결국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항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탈의실이 없어 여학생들이 화장실에서 옷을 다 못 갈아입고, 계단 밑에서 갈아입는 환경에 대해 항의하려던 거다. 사람들 오가는 계단 밑에 여학생들이 스크린치고 갈아입는 게 말이 되냐"고 부연했다.

끝으로 A씨는 "담임교사에게 말한다고는 했지만, 담임교사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학교 운영 및 시설에 대한 항의"라며 "솔직히 곧 학년이 올라가니까 용기 내서 말하려던 거다. 어쨌든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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