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승무원 유니폼 룩북'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 성상품화 논란을 초래한 유튜버를 상대로 대한항공이 낸 동영상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동영상을 비공개 전환하라"는 내용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전날 대한항공과 소속 승무원 3명이 유튜버 A씨를 상대로 낸 동영상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에 화해 권고 결정했다. 

화해 권고 결정에는 해당 동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유튜브를 비롯한 유사 플랫폼에 다시 게시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A씨가 이를 위반할 경우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간접 강제 명령도 포함됐다.

대한항공 측과 A씨가 이의 신청을 포기해 화해 권고 결정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A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문제가 된 룩북 영상이 보이지 않는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2일 8분 분량의 '룩북' 영상을 공개했다. A씨는 영상에서 속옷을 입고 등장한 뒤 하늘색 블라우스와 치마 등 특정 항공사의 유니폼이 연상되는 의상을 입고 벗는 등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승무원을 성상품화했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A씨는 "착용한 의상은 특정 항공사의 정식 유니폼이 아니고 유사할 뿐 디자인과 원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자사 유니폼과 A씨의 의상이 비슷하다며 지난해 12월 22일 동영상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 이 유튜버는 약 한 달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A씨는 지난 8일 '겨울철 미니스커트+스타킹 룩북'을 올리며 다시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간접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12월 승무원 룩북으로 논란이 일고 약 한 달 만이다.

이후 A씨는 지난 16일에도 "2021년 많은 응원과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2022년에도 다양한 모습 보여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는 글과 함께 '2021 룩북 하이라이트' 영상을 게재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지난해 자신의 채널에서 화제를 모은 영상을 편집한 것으로 오피스룩, 미니 원피스, 목폴라 스커트 등을 입는 모습이 짜깁기 돼 있었다. 다만 논란이 됐던 승무원 룩북은 영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A씨는 이날 자신의 커뮤니티 채널에 "다음 주에 어떤 룩북을 올릴지 결정을 못 하겠다. 먼저 보고 싶은 룩북을 골라달라"고 며 '레깅스 룩북'과 '미시룩(아가씨 같은 주부들이 입는 옷) 룩북' 중 투표를 요청했다. 약 6300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18일 기준 '미시룩 룩북'이 65%로 우세했으며 누리꾼들의 응원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 일반인이자 프리랜서 모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옷을 갈아입는 영상을 게재해왔다. A씨는 "지금까지 조신하게 살아왔는데 내 안에 있는 끼를 숨기고 살 생각에 너무 답답했다. 이제는 끼를 마음껏 표현하고 싶다"는 이유로 채널을 개설했다.

지난달에는 승무원 룩북 영상을 올렸다가 "특정 직업군을 성상품화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A씨는 "착용한 의상은 특정 항공사의 정식 유니폼이 아니고 유사할 뿐, 디자인과 원단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도와는 다르게 해당 영상이 동의 없이 무단으로 캡처돼 특정 커뮤니티에 악의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게시됐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바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