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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를 성노예로 삼는 악마가 있었다.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는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27세 남성 A씨에게 징역 12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청소년기관, 장애인 복지시설에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의 사건은 지난 201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공무원이었다. 이 때 A씨는 동료인 여성 B씨에게 호감이 생겼다. A씨는 B씨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했지만 B씨는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B씨는 남편이 있는 유부녀였기 때문. 그러자 A씨는 악마와도 같은 짓을 시작했다.

A씨는 B씨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다음 성폭행했다. A씨의 행각은 성폭행 한 차례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B씨에게 자신과의 만남을 정례화하도록 강요했다. 이와 함께 성관계를 할 때 준수해야 하는 사항이 담긴 '성노예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다.

A씨의 범행은 끈질겼다. 2019년 8월부터 약 1년 8개월 동안 29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A씨는 B씨와 성관계를 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해 협박했다. 자신과의 관계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남편과 가족 등에게 뿌릴 것처럼 위협한 것.

A씨는 주로 B씨가 자신과의 만남을 거절하거나 성관계를 거부할 때 B씨의 SNS로 메시지를 보내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가 주말마다 자신의 남편을 만나러 가기 위해 해당 지역을 떠나면 협박의 수위를 더욱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B씨의 심신은 피폐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B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A씨는 파면됐지만 이로 그치지 않고 재판정에 서게 됐다. 1심에서는 A씨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더욱 강한 형량인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 측은 "피고인은 범행 당시 공무원이었다"라면서 "피고인의 직업,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등 모든 양형 사유를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볍다. 피고인의 행위에 상응하는 수준의 형벌을 다시 정했다"라고 원심보다 무거운 판결을 내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해자인 B씨에 대한 우려도 함께 드러냈다. 재판부는 "정신과 신체가 처참하게 짓밟힌 피해자가 추후 한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사진] 영화 하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