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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서"…잠자던 친구 여동생 성추행한 10대 '집행유예'

2021.11.17 12:00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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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친구의 어린 여동생을 성추행한 데 이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중 폭행사건들까지 저지른 1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제추행), 특수상해,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19)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씨에게 2년 간의 보호 관찰과 200시간의 사회 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했다.

A씨는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8월3일 오전 3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친구 여동생인 B양(13)이 살고 있는 집에 무단 침입해 당시 잠을 자고 있던 B양을 추행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같은 해 10월30일 새벽 자신에게 조용히 하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피해자 C씨에게 깨진 소주병을 휘둘러 약 2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A씨는 이 뿐 아니라 지난 1월31일 새벽에도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피해자 D씨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발로 D씨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폭행사건을 벌였다.

이에 A씨는 지난 10월27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로부터 미성년자라는 이유 만으로 장·단기로 구분되는 징역형(부정기형)을 선고받았으나,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항소심 과정에서 성인이 됨에 따라 양 측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직권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한 뒤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했다. 결론은 감형이었다.

재판부는 "준강제추행 범행은 그 비난 가능성이 크고, 특수상해 범행은 범행의 동기와 결과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특히 특수상해·폭행 범행은 수사기관 조사 중 자중하지 않고 저지른 것이어서 그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특수상해 피해자 뿐 아니라 이 법원에 이르러 준강제추행 피해자와도 합의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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